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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
주부
2021-06-14 00:20:01
#오늘도나무를그리다 #김충원 #진선아트북 #교보북살롱 ​ 피카소의 아버지는 어린 피카소에게 비둘기의 발을 반복해서 그리도록 했단다. 반복해서 그림으로써 사물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함일까? 그림을 그릴 기회는 학교 수업을 끝으로 함께 끝나버린 내게 피카소 아버지의 의중과 그로 얻을 효과는 무엇일지 알기 어려웠다.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의 1장에 비슷한 일화가 적혀있다. 저자의 스승님은 드로잉 과제로 창밖의 동그란 나무를 그리게했다. 1년이 지나도록 같은 나무를 그리고 나니 스승님은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다만 네다섯 번째 스케치북의 맨 마지막 그림을 그렸을 때처럼 잘 볼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잘 그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해라."라고 하셨단다. 저자는 비로소 드로잉의 의미를 알게 됐을 때 "세상은 내가 가진 안목만큼 보이고, 내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세상도 달라집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림을 그리는 좋은 이유 하나를 알려주었고 나도 그림을 그리다보면 몰랐던 부분을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읽기 시작했다. ​ 보통의 그림그리기 교재는 그리는 순서 소개가 전부이지만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는 작가의 생각과 조언들이 찬찬히 적혀있다. 숲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숲속길을 따라 걷는 듯 처음의 낯설음이 옅어지도록 돕는다. ​ 나무드로잉은 점과 점을 잇는 스트로크부터 시작하는데 성격이 급하고 빨리 결과물을 내고만 싶어한 내게 '잠시만 참고 따라와봐. 더 많은 걸 다양하게 그릴 수 있게 될거야.'라고 말하는것처럼 기본기부터 알려준다. 각종 나무들과 각 나무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소개가 나온다. 처음 보는 나무들과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모두 달랐다. 순서대로 따라 그리다보면 비율이 엉망이 되어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기도한다. 그러면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볼펜으로 그은 얇은 선을 겹쳐 면을 만들고 명암과 질감을 표현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았다. 반복해서 덧그리고 또 덧그려야 선들이 모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드로잉을 마치면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 채색편》으로 넘어간다. 검은색으로만 그리던 나무에 색을 입히면서 내 마음도 알록달록해지고 있었다. 한 가지 초록색이 아니라 서너 가지 색의 초록으로 잎과 잎사이의 깊이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때는 사물을 그림으로 옮겨오는 진귀한 비법을 알게 된양 내심 반가웠다. 그 곳에 그 색을 쓰는 이유를 배우면서 다른 그림을 보는 방법도 하나 더 배우게 됐다. 이제는 길을 나서면 볼 수 있는 그냥 나무, 흔한 나무로만 보는게 아닌 그 자리에 그만큼 자라기까지의 시간을 같이 느껴보려한다. 코로나로 멀리 떠나지 못하는 요즘 '너는 뭐하면서 지냈어?' 라고 묻는다면 '오늘도 나무를 그렸어.'로 답할 수 있게 됐다.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 세트(오늘도 나무를 그리다)(전2권)
김충원 / 진선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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