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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질병과 함께 춤을] - 아픈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2021-09-12 18:02:44

처음으로 교보북살롱에서 책을 서평받았습니다.

서평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질병과 함께 춤을.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곧은 척추와 단단한 치아, 계절의 변화 따위에 구애받지 않는 코?

'건강'의 중요성은, 고기를 먹어본 사람이 고기 맛을 알듯이 아파본 사람만이 그 중요성을 알 것이다.


나 역시 1년 전에 거북목과 일자목으로 한 달을 넘게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던 적이 있었다. 물리치료로 괜찮아진 목도 잠시였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를 탈 때, 버스가 덜컹거릴 때마다 내 목뼈는 아드득 소리를 냈다.

그때 알았다. 내 몸 하나만 아파도 일상생활 하기가 힘들구나. 몸이 아프다는 것은 곧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구나.

나는 내 목이 아픈 이유를 내 탓으로 돌렸다. 매일 책과 핸드폰을 보느라 구부정하게 있기도 했고, 타고나길 근육이 약했다. 몸이 아프다는 징조는 사실 몇 년 전부터 알았지만,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무시하고 넘어가곤 했다. 내 안일함은 고통으로 돌아왔다.

아픔 속에서 나는 모든 게 내 잘못이라 생각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올 때, 내 목이 아프니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저 사람이 허리가 아프구나, 앉을 때 자세가 그러네. 저 사람은 저기가 아픈가. 이런 생각들. 내 시선은 '나'로부터 사회적 약자로 움직였다. 

이 정도로 이렇게 아픈데,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거지. 우리 사회가 아픈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인가. 내 질문의 대한 답은 '아니요'였다.

[질병과 함께 춤을] 읽고 나는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현대인들이 아픈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사회는 일도 잘 하면서 건강한 몸을 바라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하고, '아픈' 사람도 약자라는 사실을. 목이 아파도, 코가 아파도, 단순히 손가락이 아파도 우리는 단순한 고통이라고 치부하고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일이 치이는 우리가 아픈 것은 당연하다. 책은 나에게 후회와 죄책감을 벗어나게 해 주었다.


아픈 사람들이, 우리의 아픔이 인정받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책은 말한다. 소리내야 한다고. 존재를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 아프다는 것, 건강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재정립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작가님들과 교보북살롱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합니다.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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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함께 춤을
다른몸들,조한진희 (엮음),다리아,모르,박목우,이혜정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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